2학기 마지막 주다.
1년을 다녔는데, 제대로 정리를 하고 공부를 한 흔적이 없다. 나 참 공부 안 했구나, 란 생각이 밀려왔다.
따라가기에 바빴지. 차분하게 생각하고 정리하고 공부할 여력이 없었다. (는 건 물론 핑계겠지)
한국에 다녀와서 조별 과제에 치여 떠밀려 떠밀려 온 느낌이다.
그래도 첫 학기엔 떠밀려 가다가 튕겨났는데, 이번 학기엔 튕겨나가진 않았다.
꾸역꾸역 따라가고 있다.
아이들이 얼마나 말이 많고 토론이 많은지.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페북 채팅에 구글독스 채팅에 이어 스카이프 채팅까지..... 대화 읽다가 눈 빠진다.
석사 과정이라서 그런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학생들이 직접 결정하고 해야 하는 과제가 많다.
이론적 기반이 전혀 없는 나는 바로 응용과 실습 위주의 마스터 과정이 좀 힘들다.
미디어교육학을 좀 배워볼까 하고 수업을 신청했더니 뭐냐 이거,
미디어 교육 관련 학회에서 그룹별로 워크샵 진행하고,
이러닝 프로그램 만들었다. ㅡㅡ
교육에 ㄱ도 모르는데 석사 세미나에서는 바로 저런 과제를 수행해야한다.
방법론 수업에서는 직접 설문지 만들고, 돌리고, 피험자 모집하고 실험하고 분석한다. ^^
이번 학기는 정말 컴퓨터에 앉아서 엑셀 들여다 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눈도 많이 아프고, 모니터 보는 게 지친다.
진득하게 앉아 활자를 보는 게 더 어려워졌다.
좀만 젊었다면 다시 학사부터 시작하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나이가 들어 그런가 대충대충, 유야무야 넘어가는게 많아지고 익숙하다.
뭐하러 이까지 온거냐.
학교 과정이 절반이 지났다.
이젠 독일어도 뭐도, 얼마 안됐어요,란 핑계를 대기엔 애매한 시간이 됐다.
쪼금 위기감이 몰려오고 있다.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