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블로그를 하겠다는 다짐은 또 다짐으로 끝나고 말았다.
일기라도 열심히 쓰려고 했는데, 그것마저 귀찮다.
그동안 발표 두개 한다고 혼자 똥줄 빠지게 뛰어다녔는데,
발표 끝나자마다 늘어져서 일주일을 그냥 날려버렸다.
아니 따뜻한 햇살 아래 휴식을 취했다고 치자.
라이프치히에 이사온 게 작년 9월. 스산한 가을 날씨에 우중충한 거리 모습.
그 날씨 속에서 첫 겨울학기가 참 아프게 지나갔다.
여름학기, 퇴보한 독일어로 수업을 듣고 있자니 스트레스는 더하지만
우거진 나무와 맑은 하늘을 보고 있으니 아,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5월 라이프치히 대학 면접을 보러 처음 왔을때 느꼈던 그 모습, 그 기분이다.
'아 여기 정말 좋다. 여기서 공부하고 싶다'
두번째 학기가 되니 내가 뭘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감이 오는 것 같다. (이제서야 ...)
자료에 구멍 뚫는 게 싫어서 파일철도 안했는데,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대학교 때 기억을 더듬어 노트 정리를 해 볼까 했지만 실패했다.
Alles in Ordnung.
독일 애들이 왜 그렇게 파일에 정리를 하는지,
왜 여기 파는 모든 공책은 구멍이 뚫혀져 있는지 알 것 같다.
그렇게 큰 맘 먹고 (비싼) 파일도 사고, 펀치도 사고 뻥뻥 뚫어 자료를 모아놓으니
이미 공부를 다 한 것 마냥 뿌듯하다. ㅡ.ㅡ 음하하하
오빠 결혼식 덕분에 3주 뒤에 한국으로 간다.
학기중이라 겨우 일주일 머물다가 다시 올 예정이지만 ㅠㅜㅜㅜ
그 전까지 매일매일 '한국 갈 준비 모드'로 살 것 같다.
집을 그리워 한 적은 없는데, 1년 반 정도 되니까 한 번 가보고는 싶다.
아니, 우리 미미가 보고싶다. 엄마 아빠보다 더 그리운 우리 미미.
이번에 다녀오면 아예 공부를 끝내고 (끝낼 수 있을까) 귀국할 때까지 한국에 갈 일이 없을 것이다.
소중한 일주일을 보내기 위해서,
지금부터 3주간 열심히 대기를 타야겠다.
음하하하.
미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