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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짬짬이/기록

개강


다시는 듣지 않으리라했던 방법론 모듈. 수강신청 망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듣게됨. 

(수강신청 대란은 한국에만 있는거 아니었던가!)

이번에는 통계식을 풀어라고 한다. 한국 교육과정의 철저한 희생자인 나는 수포자이기 전에 수학바보다.

4칙 연산만 겨우하는 내게 뭐라고. 통계식을 풀어라고. 그건 말이 안 된다. 아하하하...

나의 2학기도 암울하다. 웃긴건 옆에 있던 독일애도 오마이갓, 클라쎄하며 당황하고 있었다는거. 

보통 아시아 학생들은 말은 못해도 수학은 잘해서 주목을 받는다던데. 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님. 

그래도 방법론 모듈을 듣는 친구들은 다 친절하고 먼저 챙겨주는 편이라 마음이 좀 좋다.

마치고 우르르 잔디밭에 널부러져 커피를 마시며

'아 난 독일에서 공부하는 대학생'하는 낭만에 빠짐. 

물론 듣기평가 한다고 나의 귀와 머리는 매우 힘들다.

애들이 하는 말 정확히 듣는건 20%정도, 분위기와 늬앙스로 알아듣는건 60%

그 외엔 그냥 어버버 그렇구나 하고 있다. 

내가 먼저 같이 뭐 하자, 적극적으로 나서고 끼어야 한다는 건 알지만 그건 정말 힘들다. 

내가 학사과정이나 교환학생으로 왔으면 더 잘 할 수 있었겠지만, 

나이들어 석사로 와서 만사가 귀찮다. 말을 못해 자존감도 폭삭 떨어진 상태로는 더더욱. 

어릴때 였으면 무조건 현지애들이랑 어울려야해, 친해져야해 했겠지만 

지금은 마 하고싶은 공부나 하자. 공부하고 후딱 다시 한국에 가자라는 생각이 더 크다. 

그래도 먼저 같이 갈래 라고 말해주는 착한 줄리아나. 말만 좀 천천히 해주면 정말 좋겠어. 

그래도 겨울학기보다는 햇볕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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