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 포스팅 2014.3.14
'집과 도서관에만 처박혀 독일어만 공부해 6개월만에 독일어 시험을 패스하겠다.'
독일에 오기 전 나의 첫번째 목표였다.
Aber,
호스텔에서 만난 이탈리아 아저씨 덕분에 독일어 무료 수업을 찾았고,
그 수업에서 인턴을 구하라고 쪼아대길래, 계획하지도 않았던 인턴을 구했고,
인턴을 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하고 멋진 사람들을 만나고,
한동안 쓰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기사 따위도 조금씩 쓰고 있다.
베를린에 도착한 지 4개월이 조금 넘은 지금, 나의 베를린 생활은 놀랍도록 풍요롭고(돈 이야기 아님) 바빠져있다.
아무튼 내 독일 생활의 경계와 가치를 더욱 넓혀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 e.V.)를 소개한다. 두둥(!)
코리아협의회 홈페이지
코리아협의회는 한국 관련 정치,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활동하는 시민단체다. 20년이 넘은 단체로 한국의 민주화 운동이 이뤄질 때 독일 사회에 한국의 상황을 알리는데 힘썼고, 독일에서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 힘을 보탰다. 한국이 민주화를 이룬 이후에는 단체의 정체성, 존재 이유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좀 더 외연을 넓혀 독일 내 이주민 등 다문화, 민주주의, 북한, 통일, 인권, 국제 교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위안부 문제 해결 활동 : 2008년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르바이트 그룹 (AG Trostfrauen)을 만들어 독일 내에서 침묵시위, 피해자 할머니 증언회, 전시 및 강연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나눔의 집에서 3년간 살면서 주목받았던 일본인 사진작가 야지마 츠카사씨도 함께 하고 있다.
@ 지난해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를 초청해 독일을 돌며 증언회를 열었다.
이곳은 베를린 공대에서 열린 증언회 현장
-독일어 잡지 'Korea Forum' 출간: 1년에 1회 출간하는데 독일 사회에 한국의 정치, 북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이슈를 전한다.
-한국 포럼 'Korea Madang' : 매달 1번씩 한국 관련 다양한 이슈를 주제로 포럼을 연다. 독일의 타츠 신문사 등 언론사나 현지 시민단체와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한국의 환경문제, 다문화, 탈북자 등을 주제로 한 강연 및 토론회를 열었다.
-국제교류 프로그램 Eprie : 역사적으로 갈등관계에 있던 유럽 국가들(독일, 폴란드, 프랑스), 아시아 국가들(한국, 일본)의 학생들이 함께 모여 과거와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프로그램. 한 번은 유럽에서, 한 번은 아시아에서 열린다. 올해 3번째로 독일과 폴란드에서 열릴 예정이다. 코리아협의회의 기획, 진행하는데 매년 여러 재단에 컨택해 지원을 요청, 따 내야한다. 이 프로그램은 '공고'를 내서 학생을 모집하면 좋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관련 분야 교수 추천으로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공고 방식으로 하기엔 인력 등 여력이 부족하다고ㅜ (에프리 홈페이지 http://www.eprie.net/)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무보수로 일한다. 단체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각종 재단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야 할 수 있다. 현재 코리아협의회 대표를 맡고 있는 한정화 선생님은 동시 통역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어서 항상 정신없이 바쁘다.
역사도 있고, 의미있는 활동을 많이 해 왔기 때문인지 이곳에는 늘 좋은 사람들이 몰린다. 베를린에서 공부하시는 각 분야 학자들, 활동가들이 이렇게 저렇게 엮여 있다. 도서관에 처박혀있으면 결코 만나지 못했을 소중한 인연들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아, 물론 나는 부엌일, 복사 및 스캔하기, 베를린 오시는 분 방 구해주기 등등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ㅎㅎ
코리아협의회의 역사 및 하는 일에 비해 한국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어떻게하면 좀 더 알릴 수 있을까 고민중이다. 한국 관련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독일에서는 큰 지원이나 후원을 받기가 힘들다. 좀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사업들이 많은데 인력 및 재정 부족으로 시작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ㅠㅜ
++ 독일에 오면서 인턴 (심지어 무급)을 구하는 건 생각하지도 않았다. 앞에 이야기했듯이 무료 수업 듣는데 프락티쿰을 찾으라고 막 쪼였다 (-_-) 사실 반 강제로 찾기 시작했다. berlin, korea를 키워드로 열심히 구글링해서 베를린에 있는 한국 관련 단체를 쭉 찾아서 메일을 썼다.
그렇게 인턴을 구했다. 대학생때부터 '일하고 싶다' 생각만 하고 간만보다 한번도 발 들여 놓지 못했던 시민단체란 곳에서 일을 시작했다. 코리아 협의회에서는 '언제 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 '무슨 요일, 몇시에 일할 수 있어요?'라며 내게 물었다. 엥, 이건 여기서 정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각자가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하지만 책임감 있게 일하는 곳이었다. 아, 또 독일어 환경이다(!)
이곳도 방학기간이 되니 인턴을 하고 싶어하는 현지 학생들의 연락이 먼저 오는 편이었다. 여력이 있으면 기꺼이 함께 하는데, 무급이고 하는 일도 자기가 알아서 해야한다. '인턴 공고'만 찾지말고 먼저 일하고 싶은 곳을 찾아 문을 두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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