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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독일 워킹

독일 워홀 / 독일 베를린 VHS 시민학교, 저렴한 독일 어학원?

 

"Der Qual der Wahl"

선택의 고통, 이라는 말이 있다.

 

이건 정말 독일의 VHS를 두고 하는 말이다. 특히 베를린!

독일에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는 VHS (Volkshochschulen)가 있다. 종종 우리나라의 '문화센터'같은 곳이라고 지칭되는데 이건 그 차원을 뛰어넘는다. 말 그대로 '시민학교'다. 다른 중소도시에는 한 두곳이 있지만 베를린은 지역구마다 한 개씩, 총 12개의 VHS가 있다.

 

베를린 VHS 포털사이트

http://www.berlin.de/vhs/

 



 

 

이곳에서는 독일어를 포함한 여러가지 외국어, 각종 스포츠나 힐링 등 건강 관련 프로그램, 전문적인 컴퓨터 프로그래밍 스킬, SNS 사용, 역사 사회 문학, 미술, 음악, 지역 역사 및 근처 기관 방문이나 소풍(?)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내 전공인 저널리즘 글쓰기, PR 글쓰기와 같은 대학 교양수업의 분위기가 나는 수업도 있었다. 주말 세미나와 같은 단기 수업부터해서 3~4달에 걸친 장기 수업까지 기간도 다양하고, 강의 대상도 일반인, 이주민, 청소년, 문맹자, 장애인 등으로 나누어져있다.

 

한 구역 VHS의 프로그램 책자가 300페이지가 넘는다. 강의료는 5유로부터 독일어 인텐시브 강의의 경우는 150유로까지 다양하다. 지역에서 가장 싸게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곳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워홀러들에게 가장 중요한 VHS의 '독일어 수업'

독일어 수업은 VHS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다. 독일어 수업만 따로 모아 책자를 낸다.

한국에서 이 정보를 찾을때 '노동자가 많아서 수업 분위기가 별로에요. 사람이 많아서 몇 달을 기다려야 해요'라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 도시에 VHS가 하나 밖에 없는 곳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고, 사실 나도 수업 등록만 해놓고 아직 수업을 듣지는 않아 가타부타 말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독일 베를린 VHS 독일어 수업은

-그 어떤 사설 어학원과 비교해도 처지지 않는 다양한 레벨, 다양한 시간대의 수업 선택권이 있다.

-특히 기본적인 A1~C2 레벨 인텐시브 수업 이외에, 한국인들에게 더 필요한 쓰기 및 말하기 수업이 따로 개설돼 있다.

-많지는 않지만시험 대비반(TestDaF, telc 등등)도 따로 있다.

 



 

 

* Schreibkurs 로 검색한 결과. 지역/수업명/시간/자리/비용 등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나는 비는 시간에 좀 더 집중하고 싶은 말하기, 쓰기 수업을 찾아서 나름의 어학 시간표를 만들었다.

 

Sprechen 수업(B1~B2) 2시간 수업 x 8번(1달), 27유로

Schreiben 수업 3시간 반 수업 x 12번(3달), 64유로

... 등등등

 

각 지역의 1년치 수업 일정이 한꺼번에 나와있고, 분야별로 검색 시스템도 잘 돼 있어서 나만의 시간표를 만들기 좋다.

정말 다양한 수업이 있고, VHS별로 시간이 겹치는 것도 많아 선택하는데 애를 먹었다. (다 듣고 싶다규) 

안멜둥 하기 전이었는데 임시 주소로도 등록이 가능했고, 기타 여러가지 사회보장 혜택을 받는 이들은 할인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

 

* 사설어학원 vs VHS ?

 

사설 어학원도 저녁반에는 낮에 일하는 사람이 많아서 분위기가 처지는 건 몸소 체험해 알고 있다. 어느 어학원을 다니나 선생이 누군가에 따라서, 클래스 메이트에 따라서 분위기가 확확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학원이 좋다 나쁘다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어디든 case by case고 자기 하기 나름이다. 최고 비용의 괴테도 선생님이 별로니까 정말 돈 아까웠다. VHS의 독일어 수업 커리큘럼만 본다면, 어느 사설 어학원 못지 않은 전통(?)과 경험이 있는 것 같다. 물론 선생님에 따라 다르겠지만.

 

베를린에서 비교적 저렴한 사설 어학원에서 수업 참관을 했는데, 저녁이라 분위기도 산만하고 딱 봐도 알바생으로 보이고 경험이 많이 없는 선생이어서 실망했던 적이 있다. A2 수업이었는데 예문을 만들지 못했다. 예문을...-_- 거기 다닐 바에야 VHS 가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찬양하는 것 같지만, 한국에 VHS에 대한 정보가 많이 알려져 있지 않고, 부정적인 말만 많은 거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열심히 적었다.

 

일부 어학원이나 유학원에서 종종 '싼게 비지떡이다'라는 말로 VHS를 언급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VHS 수업이 싼 것은 수업의 질이 나빠서 싼 것이 아니라, 독일 정부의 탄탄한 사회적 지원을 받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