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 관리 프로그램이 있다는 건 예전에 알았다.
뭐 슥슥 저장해서 촥촥 정리해줘서 유용하다고 들었다.
이건 계속 연구 논문을 써야하는 연구자들에겐 좋지만,
졸업 논문 하나 쓰려고 새 프로그램을 배우면 그걸 배우는 에너지가 더 든다고 들었다.
"그래 내 논리는 바로 이거야!"
하면서 안 써야지라고 마음 먹었다. 사실 귀찮았다.
최근 논문 목차를 짜면서 (이제서야) 찾아 놓은 문헌은 쌓이는데 이걸 어찌 정리해야 할지 영 판단이 서지 않았다. 엑셀로 정리해야하는 건 맞는데 이런 장점과 단점이.. 워드는 이런 장점과 단점이... 이러다가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서지 관리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보았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쓴다는 엔드노트나 레프워크는 없고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Citavi라는 프로그램이다.
스위스 회사가 만든 걸로 독일어가 기본판인 것 같다. 영어판도 있다. 한글판은 없다.
그리고 난,
신세계를 경험했다.
이건 정말 혁명적인 프로그램이었다. (나에겐)
신을 영접한 기분이었다. 그정도였다. 정말.
논문 하나 쓰고 말건데 뭐, 하며 배우려 노력하지 않았던 스스로를 자책했다.
인터넷에 서지 정보가 있으면 자동으로 Citavi로 등록되고 알아서 착착 정보를 정리한다.
무엇보다 유용한건 논문 목차를 넣고 목차별로 문헌을 등록할 수 있다는 건데, 내가 딱 원하는 시스템이었다.
목차별 혹은 그룹별로 나눠서 문헌을 관리할 수 있다.
문헌별로 메모할 수 있고 내 생각 등을 적어넣을 수 있다.
PDF파일을 등록하면 거기다 형광펜 그어 체크하고 메모할 수 있다.
독일어로 발행되는 문헌을 총 망라할 수 있는 카테고리가 있다.
와!!! 좋다!!!
예전에는 카드에 문헌 정보 다 적고 메모도 다 적고해서 논문 썼다던데
나도 이렇게 해야하나 생각(걱정)하며 엄두가 안 나서 시작을 못하고 있었다.
왜 몰랐을까. 20장짜리 하우스아르바이트라도 이걸로 작업했으면 훨씬 수월했을 것 같다.
또 한 번 깨닫는다.
사람은 배워야 한다.
옛 것도, 그리고 새로운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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